[GB컬처신문 기자] 인도의 봄은 색으로 시작된다.
매년 3월이면 인도 전역이 형형색색의 가루와 웃음으로 뒤덮인다. 이 날은 인도인들에게 단순한 축제가 아니라 선이 악을 이긴 날, 그리고 새 계절의 시작을 알리는 상징적인 순간이다. 바로 ‘홀리(Holi)’다.홀리는 힌두 신화에서 비롯됐다. 전설에 따르면 악마왕 히라니아카시푸의 아들 프라흘라다는 아버지의 명령을 거부하고 비슈누 신을 믿었다. 이에 분노한 왕은 누이 홀리카에게 아들을 불에 태우라 명했지만, 신의 보호를 받은 프라흘라다는 살아남고 홀리카만 불에 타 죽었다. 사람들은 이 사건을 기념하며 “선이 악을 이긴 날”을 축하했고, 이것이 오늘날의 홀리 축제로 발전했다.홀리의 하이라이트는 거리로 쏟아지는 색의 향연이다. 사람들은 분홍, 노랑, 초록, 파랑 등 갖가지 색의 가루 ‘굴랄(Gulal)’을 서로의 얼굴에 던지고, 물총과 풍선을 들고 온몸이 색으로 물들도록 뛰어논다. 이날만큼은 신분, 나이, 종교의 벽이 사라지고 모두가 하나가 된다. 길거리에서는 웃음소리와 음악이 끊이지 않고, 볼리우드 영화 속 장면처럼 춤과 노래가 이어진다.축제에는 인도 특유의 음식도 빠지지 않는다. 코코넛과 견과류로 만든 달콤한 과자 구자(Gujia)와 향신료 음료 탕바이(Bhang Thandai)가 대표적이다. 사람들은 이 음식을 함께 나누며 “삶은 달콤하고 향기롭다”는 인도식 철학을 전한다.오늘날 홀리는 인도를 넘어 세계로 퍼져나갔다. 뉴욕, 런던, 파리, 서울에서도 ‘컬러 페스티벌’이라는 이름으로 재탄생해 젊음과 자유의 상징이 되었다.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색을 던지며 웃는 모습 속에는 인류가 함께 나누는 평화와 화합의 메시지가 담겨 있다.홀리는 단순한 놀이가 아니다. 그것은 인도인들의 영혼이 가장 자유로워지는 날이며, 차이가 아름다움으로 바뀌는 순간이다. 색으로 뒤덮인 얼굴들 속에서 사람들은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고, 봄의 시작과 함께 새로운 희망을 노래한다.조상배 기자 chobs5078@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