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거칠게 흔들리고 있다. 전쟁은 멈추지 않고, 기후 위기는 일상의 공포가 됐다. 사람들은 소통보다는 단절에 익숙해지고 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이처럼 불안한 시대일수록 세계 곳곳의 축제는 오히려 더 활기차게 피어난다. 혼란이 사람을 흩어놓는다면, 축제는 다시 모이게 하는 힘이다. 그 중심에는 언제나 삶을 긍정하는 에너지가 있다.   인도의 색채 축제 ‘홀리’는 혼돈 속의 해방이다. 거리마다 웃음과 노래가 넘치고, 온몸은 물감으로 뒤덮인다. 신분과 나이, 종교의 경계가 사라진 그 공간엔 차이를 지워버리는 평등의 질서가 있다. “함께 웃는 순간, 우리는 다르지 않다.” 홀리는 그렇게 말한다. 오늘의 세상에 필요한 가장 단순하면서도 강력한 메시지다.   브라질의 카니발은 절망을 이기는 리듬이다. 경제난과 불평등, 정치적 혼란 속에서도 브라질 사람들은 거리로 나와 춤추고 노래한다. 도시 전체가 무대로 변하고, 삶의 무게는 리듬에 실려 흩어진다. 그들에게 축제는 놀이가 아니다. 공감으로 버티는 의식이며, 다시 살아가는 선언이다. 몽골의 ‘나담’은 전통이 미래를 세우는 방식이다. 씨름, 활쏘기, 말 경주. 단 세 가지 경기지만, 그 안에 유목민의 역사와 정체성이 응축돼 있다. 나담은 세대가 잇는 시간이며, 문화가 살아 움직이는 무대다. “우리는 누구인가?” 이 질문에 답하는 것이 곧 문화이고, 그 문화가 곧 미래다.이처럼 세계의 축제는 저마다 다르지만 공통된 메시지를 품고 있다. 사람이 사람으로 다시 연결되는 순간, 세상은 잠시 멈춘다. 축제는 전쟁을 멈추게 하진 못하지만, 마음을 하나로 묶는다. 그 힘이야말로 공동체의 치유력이자, 문화의 본질이다.이제 구미의 길에도 새로운 문화산업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 ‘산업의 도시’에서 ‘문화의 도시’로 나아가는 지금, 축제는 도시의 정체성을 다시 쓰는 무대가 되어야 한다. 인도의 색처럼 다양성을 포용하고, 브라질의 리듬처럼 생동감을 담으며, 몽골의 전통처럼 뿌리를 세우는 것. 그것이 구미가 걸어야 할 문화의 길이다.혼란의 시대에 축제는 사치가 아니다. 인간이 인간에게 건네는 가장 따뜻한 위로이며, 함께 살아 있음을 증명하는 순간이다. 우리가 함께 걷고, 웃고, 노래하는 그 찰나에— 세상은 조용해지고, 그곳에서 새로운 희망이 다시 피어난다.컬처GB신문 발행인 · 칼럼니스트
최종편집: 2026-04-20 02: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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