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턴가 여행은 가방을 싸서 떠나는 일에서 벗어났다. 여행은 더 이상 낯선 곳을 향한 도전이 아니다. 평일의 산책길, 골목길 노포에서의 한 끼, 저녁노을 아래 공원 벤치도 훌륭한 여행지가 됐다. 지금 우리는 ‘여가의 시대’를 살고 있다. 떠남은 더 이상 특별한 이벤트가 아니라 살아가는 방식 그 자체가 됐다.한때 여행은 비일상이었다.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기 위한 탈출구였고, 반드시 어디론가 멀리 가야 의미가 생겼다. 그러나 지금의 여행은 일상과 나란히 걷는다. 퇴근길 동네 책방, 주말의 기차역 풍경, 지역 축제의 북적거림 속에서 우리는 회복을 느낀다. 여행은 비일상이 아니라, 일상의 다른 얼굴이 됐다.이제 사람들은 쉼을 위해서만이 아니라, 배우기 위해서도 길을 나선다. 짧은 거리라도 다른 지역의 공기, 말씨, 사람을 만나면서 새로운 시선을 얻는다. 익숙한 도시를 다시 걷고, 낯선 카페에 앉아 타인의 삶을 상상한다. 이런 작은 여행들이 나의 리듬을 되찾고, 관계의 온도를 다시 데운다. 생활 속 여행은 결국, 나를 다시 발견하는 여정이다.여행의 주인공도 바뀌고 있다. 지금은 노년의 여행 시대다. 지팡이를 든 손에 카메라를 들고, 느린 걸음으로 길을 걷는 어르신들의 모습은 여가 사회의 새로운 풍경이 됐다. 목적지가 중요한 게 아니다. 다시 길 위에 서 있다는 사실, 스스로 살아가고 있다는 의지가 더 중요하다. 이들에게 여행은 젊음의 향수가 아니라, 지금, 이 순간의 생명력이다.계획이 없어도 괜찮다. 아침 시장길, 오후 강둑, 저녁의 공원 산책도 충분히 삶을 여행으로 바꾼다. 중요한 건 ‘어디’보다 ‘어떻게’다. 매일의 공간에서 새로움을 발견할 때, 여가는 더 이상 남는 시간이 아니다. 삶을 재정비하고, 자기만의 속도로 살아가는 힘이 된다. 이제 여행은 더 이상 특별한 일이 아니다. 여행은 삶이고, 삶이 곧 여행이다. 오늘 걷는 이 작은 걸음이 내일의 따뜻한 기억이 된다. 우리는 지금 이렇게 말할 수 있다. “나는 오늘, 살아가며 여행하고 있다.”컬처GB신문 발행인 칼럼니스트
최종편집: 2026-04-20 03:2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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