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면 한때 도시의 벽과 전봇대, 카페 유리창마다 포스터가 붙었다.종이 한 장에 불과했지만, 그것은 도시가 내민 초대장이자 감각으로 전하는 언어였다.이제 그 풍경은 조금 달라졌다.전봇대에는 더 이상 포스터가 붙지 않는다. 대신 스마트폰 속 ‘피드’가 새로운 벽이 되었다.SNS의 타임라인에는 축제와 공연, 마을 장터의 소식이 한 장의 이미지로 떠오른다.손끝으로 넘기는 화면 속 포스터들은 더 이상 바람에 펄럭이지 않지만,그 안의 색과 감정은 여전히 계절의 공기를 품고 있다. 가을의 색, 도시의 감정축제의 계절이 오면 포스터는 가장 먼저 변화를 알린다.커피 향이 묻은 색감, 들판의 냄새를 닮은 질감, 바다의 리듬을 닮은 곡선이 한 장의 이미지 안에 담긴다.그 도시의 정서와 기운이 색으로 표현된다.어떤 도시는 원색으로 활기를 드러내고, 어떤 곳은 파스텔톤으로 여운을 남긴다.이제는 SNS 속에서 그 색들이 스크린을 타고 전국으로 번져나간다.디지털 시대의 포스터는 공간을 넘어 시간을 공유한다. 포스터는 여전히 시대의 거울이다올해 가을, SNS를 가득 채운 포스터들에는 공통된 감정이 흐른다.사람들이 모이고, 웃고, 나누는 장면이 빠지지 않는다.농촌의 장단콩 축제, 도심의 커피 페스티벌, 바닷가의 음악회가하나의 흐름처럼 이어진다.그 안에는 지역의 자부심과 공동체의 감성이 담겨 있다.이것은 한국의 ‘다양성의 풍경’이며,시민이 함께 만드는 ‘공공 예술’의 새로운 형태다. 종이에서 픽셀로, 언어는 남는다과거의 포스터가 ‘붙이는 것’이었다면,이제의 포스터는 ‘업로드하는 것’이다.‘웰니스’, ‘감성 여행’, ‘Taste Voyage’, ‘글로컬’ 같은 단어들이하나의 트렌드 코드로 자리 잡았다.도시가 지향하는 삶의 방식, 사회가 꿈꾸는 가치가디지털 이미지 속 문장으로 번역되고 있다.종이는 사라져도 색은 남는다.그 색이 곧 도시의 기억이고, 한 시대의 표정이다. 도시가 묻는다 — 당신은 어떤 축제를 살고 있나요포스터를 바라보는 일은 여전히 여행이다.광주의 커피 향, 완주의 바람, 파주의 들판, 제주 바다의 빛이각기 다른 감정으로 스크린 속을 스쳐 간다.움직이지 않아도 떠나는 여행,그것이 지금 시대의 포스터다.시간이 흐르면 링크는 사라지고 게시물은 묻히겠지만,그 안에 담긴 감정은 오래 남는다.언젠가 누군가 이 시기의 디지털 포스터를 다시 보며 말할 것이다.“이때의 한국은 참 따뜻했구나.”올해 가을, 포스터는 조용히 묻는다.“당신은 지금, 어떤 축제를 살고 있나요?”컬처GB신문 발행인 칼럼니스트
최종편집: 2026-04-20 02:2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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