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10시, 목포역에 도착하며 여행은 시작된다. 남도의 바람에는 짠 내음과 함께 오래된 이야기의 향기가 묻어난다. 이번 여행은 단순히 풍경을 보는 그것을 넘어, 일제강점기의 아픈 역사와 현대의 낭만이 공존하는 목포의 속살을 들여다보는 여정이다. 뚜벅이 여행자에게도 관대하고, 깊은 맛과 멋이 있는 목포로 떠나보자.목포역에서 멀지 않은 곳, 언덕 위에 굳건히 자리 잡은 경동성당은 목포 근대 역사의 증인과도 같다. 1954년에 완공된 이 건물은 웅장한 석조 외관이 주는 중후함으로 방문객을 압도한다. 성당 앞 계단을 오르며 마주하는 거친 돌의 질감은 종교적 경건함을 넘어 건축학적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도심 속에서 잠시 숨을 고르며 마음의 평안을 얻기에 더할 나위 없는 시작점이다.성당을 뒤로하고 발걸음을 옮기면 차가운 회색빛이 인상적인 근대역사관 2관(구 동양척식주식회사 목포지점)을 마주하게 된다. 이곳은 일제 수탈의 상징적인 장소로, 붉은 벽돌의 1관과 달리 서늘한 석조 건물이 주는 위압감이 남다르다. 건물 외벽 곳곳에 새겨진 태양 문양은 제국주의의 상징을 보여주는 듯하여 보는 이의 마음을 숙연하게 한다. 내부에 들어서면 당시의 참혹했던 수탈의 역사와 목포 항구의 옛 모습이 생생하게 펼쳐진다. 화려한 르네상스식 건축 양식 뒤에 숨겨진 민족의 아픔을 되새기며,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역사의 무게를 느껴본다.
최종편집: 2026-04-20 03:3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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