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울, 꽁꽁 언 강 위에 웃음꽃이 피어납니다. 사방이 눈과 얼음으로 둘러싸인 강원도 시골 마을에 하나둘 사람들이 모여듭니다. 살을 에는 바람도 아랑곳하지 않고 얼음 구멍마다 아이들의 탄성이 울려 퍼집니다. 겨울을 즐기려는 이들의 설렘이 차가운 강바람을 따뜻하게 녹입니다.얼음 축제의 계절이 다시 돌아왔습니다. 올해도 강원 화천의 산천어 축제가 긴 겨울의 막을 엽니다. 화천 산천어 축제는 1월 10일부터 2월 1일까지 열립니다. 얼어붙은 강 위에서 펼쳐지는 대규모 겨울 행사입니다. 송어 과의 토종 물고기인 산천어를 얼음 구멍으로 낚아 올리는 짜릿한 체험이 축제의 백미입니다. 얼음 위에 뚫린 수많은 구멍마다 낚싯대를 드리운 사람들의 눈망울이 반짝입니다. 물 밑을 헤엄치던 은빛 산천어가 불쑥 모습을 드러냅니다. 그 순간 여기저기서 환호성이 터져 나옵니다. 맑은 겨울 하늘 아래서 건져 올린 물고기는 참가자들에게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을 선물합니다.이 축제의 슬로건은 “얼지 않는 인정, 녹지 않는 추억”입니다. 꽁꽁 언 얼음 위에서도 사람 사이의 정만큼은 얼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차가운 손을 호호 불고 서로의 얼굴에는 미소가 떠나지 않습니다. 가족과 친구, 연인들이 함께 얼음낚시를 즐기며 추억을 만들어 갑니다. 비록 발은 시려도 마음만은 훈훈한 순간들입니다. 겨울 추위 속에서 피어나는 인정과 웃음은 봄이 와도 녹지 않을 것입니다.낮에는 얼음 위에서 낚시와 썰매를 즐깁니다. 밤이 되면 축제 분위기가 또 다른 빛으로 환하게 변합니다. 해가 지면 강가 주변 선등 거리에 오색 등불이 일제히 밝혀집니다. 형형색색 산천어 모양 등이 줄지어 걸린 선등 거리 풍경은 마치 동화 속 겨울밤 같습니다. 수많은 불빛이 한겨울 밤거리를 황홀하게 수놓습니다. 개막식 밤하늘을 수놓은 불꽃놀이의 장관도 놓칠 수 없습니다. 칼바람 부는 밤공기 속에서도 수만 개의 불빛과 사람들의 열기로 마을은 따뜻합니다. 얼음 위 마을 전체가 거대한 축제극장이 되어 추운 겨울밤을 낭만으로 채웁니다.얼음 축제는 비단 한곳만의 행사가 아닙니다. 겨울이면 강원도의 화천, 평창, 인제 등 여러 고장이 얼음 축제의 무대가 됩니다. 해발 고원의 평창에서는 송어 축제가 열려 관광객을 맞이합니다. 인제군 소양호 일원에서는 빙어 축제가 해마다 겨울이면 열리곤 했습니다. 삼삼오오 모인 가족 단위 관광객도 있고, 외국인 여행자들도 찾아옵니다.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얼음판 위에서 한데 어울립니다. 낚시는 처음인 도시 아이들도 신이 납니다. 추억을 되새기려 온 어르신들도 한마음으로 겨울을 즐깁니다.하지만 겨울 축제의 배경인 얼음이 당연한 것은 아닙니다. 지구온난화로 겨울 기온이 오르면서 얼음 축제가 어려움을 겪기도 합니다. 실제로 인제 빙어축제는 호수가 얼지 않아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개최를 취소했습니다. 겨울이 점차 짧아지고 얼음이 얇아지는 현실은 지역 주민들에게 큰 아쉬움을 남깁니다. 축제를 이어가기 위한 숙제도 안겨 주고 있습니다. 그래도 사람들은 포기하지 않습니다. 언젠가 다시 두꺼운 얼음이 얼어붙어 모두가 함께 웃을 날을 기대합니다. 지자체와 주민들은 그 희망을 안고 지혜를 모으고 있습니다. 겨울 축제를 지켜 내려는 공동체의 노력 또한 따뜻한 이야기입니다.화천 산천어축제는 그 열기 덕분에 해외에서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미국 CNN은 이 축제를 `세계 겨울 7대 불가사의`로 소개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올겨울 아시아에서 꼭 가봐야 할 축제`로 꼽았습니다. 작은 시골 마을의 겨울 잔치가 이제는 세계인의 축제가 된 것입니다. 얼음 위에서 맨손으로 산천어를 잡으려 뛰어드는 외국인 관광객들도 많습니다. 그들의 환호 소리도 이제는 낯설지 않습니다. 겨울의 추위를 이겨내는 신명과 열정은 국경을 넘어 모두에게 전해집니다.얼음 축제의 현장은 차디찬 물살도 멈추게 하는 열띤 에너지로 가득합니다. 영하의 날씨에도 맨손 잡기 체험장에 뛰어드는 참가자들이 있습니다. 그들의 용기는 보는 이의 심장을 두근거리게 합니다. 몸은 흠뻑 젖고 볼은 빨개졌습니다. 하지만 물고기를 두 손으로 움켜쥐는 순간 환한 웃음을 터뜨립니다. 잡은 산천어를 즉석에서 구워 먹으며 아이들은 환호합니다. 그 얼굴에는 붉은 노을처럼 행복이 번집니다. 함께 얼음 썰매에 타고 눈밭을 구르는 가족들이 있습니다. 그들의 웃음소리는 겨울 산골짜기에 맑게 울려 퍼집니다.축제를 준비하는 지역 주민들의 손길에도 정성이 가득합니다. 새벽녘 얼음을 쳐내고 무대를 만드는 일도 주민들의 몫입니다. 난로가 놓인 휴게 천막을 마련하는 그것까지 마을 사람들이 손을 보탭니다. 관광객에게 군고구마와 어묵 국물을 건네며 추위를 달래주는 봉사자들이 있습니다. 그들의 모습에서 공동체의 따뜻함이 느껴집니다. 축제의 성공은 결국 함께 땀 흘린 이웃들의 노력 위에 꽃피운 성과입니다.얼음 축제는 겨울을 견디는 우리의 전통이자 축복입니다. 가장 추운 계절에 오히려 가장 뜨거운 마음들이 모이는 자리입니다. 눈보라 치는 날씨 속에서도 사람들은 서로의 체온과 웃음으로 추위를 잊습니다. 삭막해 보이는 겨울 강 위에도 활기가 돕니다. 그 속에서 삶의 낙과 희망을 발견합니다. 얼음 구멍에서 건져 올린 반짝이는 물고기처럼 우리의 일상에도 작은 기쁨이 올라옵니다.한 해의 시작을 알리는 1월입니다. 얼음 축제의 함성은 새로운 희망의 신호탄 같습니다. 겨울 축제의 설렘과 온기는 각자의 마음에 온 누리의 봄을 앞당겨 줍니다. 축제의 얼음은 계절이 지나면 녹아내릴 것입니다. 그러나 그 속에서 피어난 우정과 추억은 오래도록 남아 우리를 미소 짓게 할 것입니다. 차갑게만 느껴졌던 겨울이 축제를 통해 따뜻한 계절로 거듭납니다. 얼음과 눈이 선사한 선물 같은 축제는 우리의 겨울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고 있습니다.추위 속에서 서로를 더욱 가깝게 만들어 주는 것이 바로 얼음 축제입니다. 계절은 돌고 돌아 다시 봄을 향해 갑니다. 하지만 한겨울 얼음 위에서 함께 웃었던 기억은 영원히 반짝일 것입니다. 오늘도 겨울 강 위에서는 얼음 밑 물고기처럼 꿈틀대는 생명력이 솟아나고 있습니다. 그곳에 모인 사람들의 마음에서 피어나는 온기는 난로보다 더 뜨겁게 번져 갑니다. 이렇듯 얼음 축제는 우리에게 겨울을 이겨낼 힘과 공동체의 소중함을 일깨워 줍니다.컬처GB신문 편집인 김종화
최종편집: 2026-04-19 23: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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