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의 분주한 도심 속에서도 우리는 여전히 하늘을 올려다봅니다. 다가오는 정월대보름(음력 1월 15일)은 단순한 명절을 넘어, 우리 민족이 오랜 시간 가꿔온 `나눔`과 `비움`, 그리고 `희망`의 정서를 담고 있는 소중한 문화 자산입니다."내 더위 사가라!" - 대나무 터지는 소리에 실어 보낸 액운제 기억 속 정월대보름은 유난히도 차갑고 투명한 밤공기, 그리고 귓가를 때리던 강렬한 폭발음으로 남아 있습니다. 대보름 아침이면 친구들과 만나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서로의 이름을 불렀습니다. 대답하는 순간 들려오는 "내 더위 사가라!"는 장난스러운 외침. 그 한마디에 억울해하면서도 깔깔대던 웃음소리는 이제는 희미해진 골목길의 풍경입니다.밤이 깊어지면 마을 사람들은 산천에서 베어온 생소나무 가지와 대나무를 쌓아 올렸습니다. 요즘은 화력이 좋은 소나무 위주로 달집을 짓기도 하지만, 정석은 그 속에 대나무를 끼워 넣는 것이었죠. 불길이 닿아 대나무 마디가 `팡! 팡!` 소리를 내며 터질 때마다 사람들은 환호했습니다. 그 소리가 잡귀를 쫓는다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거대한 달집이 타오르며 뿜어내는 열기와 소리는 단순히 나무가 타는 과정이 아니라, 우리 마음속의 불안과 어둠을 태워 보내는 강렬한 정화(淨化)의 의식이었습니다.맛으로 전하는 안녕과 지혜, 대보름의 식탁은 그 자체로 조상들의 `건강 철학`이 담긴 예술입니다. 오곡밥: 다섯 가지 곡식을 섞어 먹으며 한 해의 풍농과 건강을 기원합니다. 진채(묵은 나물): 여름에 말려둔 나물을 삶아 먹으며 다가올 여름의 더위를 이겨내고자 했던 지혜가 돋보입니다.부럼 깨기: 딱딱한 견과류를 깨물며 "일 년 열두 달 무사태평"을 빌던 그 소리는 현대인들에게도 여전히 정겨운 울림입니다.현대적 계승: 단절된 이웃을 잇는 `달빛`오늘날 아파트 숲 사이로 뜨는 보름달을 보며 우리는 다시금 `연결`을 생각합니다. 어릴 적 이웃집을 돌며 오곡밥을 얻어먹던 풍습은 사라졌지만, 그 본질인 `공동체의 안녕`은 지금 우리에게 더욱 절실합니다. 개인주의가 심화한 현대 사회에서 정월대보름은 우리가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일깨워주는 이정표가 되어줍니다.이번 대보름에는 스마트폰 화면 대신 창밖의 커다란 달을 마주해 보시길 권합니다. 달빛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쏟아집니다. 그 넉넉한 빛을 닮아 우리 마음도 조금 더 너그러워지는 하루가 되길 소망해 봅니다.컬처GB신문은 단순한 소식 전달을 넘어, 문화 현장의 기획 구조와 실무적 운영 방식을 세밀하게 기록함으로써 지역 문화 자산의 기초 자료를 보존하고 그 가치를 확산하는 데 목적을 둡니다.컬처GB신문 발행인 조상배
최종편집: 2026-04-20 02:02:35
최신뉴스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톡네이버블로그URL복사
오늘 주간 월간
제호 : 컬처GB신문본사 : 경상북도 구미시 금오시장로 13(원평동 금오상가 120호)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북, 아00848 등록(발행)일자 : 2025년 07월 14일
발행인 : 조상배 편집인 : 김종화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시온 청탁방지담당관 : 김종화 개인정보관리책임자 : 조상배
Tel : 010-3531-5078e-mail : chobs5078@naver.com
Copyright 컬처GB신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