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B컬처신문 기자] 2025년 황금연휴, 어디로 떠날지 고민이라면 천년의 역사가 숨 쉬는 경주가 답이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을 품은 신라의 옛 도읍지는 단순한 유적지를 넘어, 전통과 현대가 조화를 이루는 ‘살아 있는 역사 도시’로 재탄생하고 있다.
불국사·석굴암의 고대 건축미, 월정교·동궁과 월지의 낭만적인 야경, 황리단길의 감성 가득한 거리까지 경주는 가족, 연인, 친구와 함께하는 모든 이에게 특별한 여정을 선사한다.
경주의 정수는 단연 불국사와 석굴암이다. 신라인들이 이상향을 지상에 구현하고자 세운 불국사는 다보탑과 삼층석탑이 각기 다른 아름다움으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석굴암은 우주를 형상화한 설계를 통해 고대 불교 철학의 깊이를 전한다. 두 유적을 걷는 여정은 단순한 관광을 넘어 정신적 울림을 주는 체험이다.
대릉원과 첨성대, 월성 일대는 고대 신라 왕도의 위용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다. 거대한 고분이 이어지는 대릉원에서는 천마총의 화려한 유물들이 당시 왕실 문화를 생생히 전하고, 첨성대는 신라인들의 과학기술을 보여준다. 월성에서는 지속적인 발굴이 이뤄지고 있어, 방문객은 살아 있는 역사의 현장을 직접 마주하게 된다.
경주의 밤은 낮보다 화려하다. 동궁과 월지는 고요한 연못 위에 비친 누각과 조명이 어우러져 신라의 풍류를 되살린다. 복원된 월정교는 야경 명소로 손꼽히며, 전통과 감성이 만나는 교촌마을은 주말마다 다양한 체험 행사로 여행의 재미를 더한다.
황룡사터와 분황사는 신라의 종교와 건축의 정수를 엿볼 수 있는 장소다. 9층 목탑이 서 있었던 황룡사터는 비록 지금은 터만 남았지만, 당시의 웅장함을 상상하게 하며, 분황사의 모전석탑은 정교한 석조기술의 진수를 보여준다.
국립경주박물관은 신라 천년의 유물을 집대성한 곳이다. 천마총 금관부터 금동 장신구까지, 수천 점의 유물이 전시돼 있어 남녀노소 모두가 흥미를 갖고 관람할 수 있다. 오디오 가이드와 체험 프로그램도 충실해 경주 여행의 시작점이자 완성점으로 손색없다.
휴식을 원한다면 보문호와 보문관광단지가 제격이다. 계절마다 색다른 풍경을 자랑하는 보문호수 둘레길은 산책과 자전거 여행에 안성맞춤이다. 리조트, 워터파크, 골프장 등 다양한 시설이 집약된 보문관광단지는 가족 단위 여행객에게 ‘머무는 경주’를 가능케 한다.
동해를 마주한 감은사지와 문무대왕릉은 경주의 독특한 해양 문화유산이다. 수중릉으로 세계적으로도 드문 문무대왕릉은 “죽어서도 나라를 지키겠다”는 호국 정신을 상징하며, 해 뜨는 새벽의 풍경은 장엄한 감동을 남긴다.
전통이 살아 숨 쉬는 양동마을과 옥산서원, 청년문화의 중심 황리단길은 경주의 또 다른 얼굴이다. 한옥과 골목, 감성 카페가 공존하는 황리단길은 이제 경주를 찾는 이들의 필수 코스가 됐다.
경주는 단지 옛 유적만을 보존하는 도시에 머물지 않는다. 과거와 현재, 전통과 현대, 역사와 감성이 어우러진 이 도시는 황금연휴 동안 잊지 못할 시간 여행을 제공한다. 2025년 가을, 천년고도 경주에서 삶에 쉼표를 찍는 건 어떨까.
조상배 기자 chobs5078@naver.com